[면역학] 자가면역질환은 왜 발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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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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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넬 - 멀어지다


이번 포스팅은 면역학의 마지막 포스팅이 될 것이다.

이번 포스팅의 내용은 autoimmune response(자가면역반응)로, 이 반응이 왜 발생하는지, 그리고 자가면역반응으로 인한 병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

우리 몸의 면역계는 외부 병원체에 대응하기 위해 면역계를 생성해 두었다.

그러나 면역계가 우리 몸 자체를 병원체로 인식하면 매우 곤란하기 때문에 tolerance라는 과정을 두어 우리 몸에는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게 설계해 두었다.

Tolerance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central toleranceperipheral tolerance로 나뉜다.

central tolerance(중추 관용)의 경우 앞에서 다뤘듯이 B cell과 T cell이 성숙하는 과정에서 self-antigen(자기항원)을 너무 강하게 인식하는 림프구가 apoptosis로 터지는 현상 등으로 자가항원을 인지하는 림프구가 림프계를 타고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는 과정이었다.

이렇게 세포를 죽임으로써 선택과정이 일어나므로 이 과정을 'negative selection'이라고도 했다.

또한 peripheral tolerance(말초 관용)라는 과정도 있어서 자기항원에 반응하는 림프구가 어찌저찌 일차 면역기관을 빠져나오더라도 이 림프구는 말초 기관에서 anergy(무반응)상태가 되거나 apoptosis가 일어나면서 림프구가 우리 몸을 공격하지 않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배운것으로는 anergy B cell과 apoptosis 이외에도 peripheral tolerance를 유지할 수 있는 기전이 추가적으로 더 있었다.

Treg cell 자체가 면역을 억제하는 작용을 일으켜 말초 관용 현상에 도움을 주며, 전에 점막면역계를 다룰 때 했었던 oral tolerance도 있었으며 이번에 다룰 내용으로는 antigen aggregation(격리)를 통해서도 말초 관용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Antigen aggregation이란 것은 뭘까?

이것은 우리 몸이 자가항원이 될 수 있는 것들을 격리시켜놓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림프구들이 쉽게 침입할 수 없는 공간을 만들어서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다.

물질이 쉽게 침입할 수 없는 공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BBB(Brain Blood Barrier)일 것이다.

그리고 림프구가 쉽게 침입하지 못하는 특성때문에 타가 이식(allotransplation)이 가능한 부위가 있는데,

눈 최외각 부분에 있는 각막이다.

눈을 위에서 봤을 때 각막 뒷편과 홍채 앞부분에는 anterior chamber(전방)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액체로만 채워져 있을 뿐 혈관으로 이어져 있지 때문에 타가이식이 가능하다.

또한 고환과 태아 역시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부분으로 이런 공간을 immunologically privileged site(면역격리장소)라고 부른다.

이 면역격리장소는 물리적으로 림프구와 분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장소에서는 TGF-beta 등이 생성되어 Treg cell의 의한 면역억제 반응을 유도하며 조직에서 FasL등을 발현하여 면역 반응으로부터 이 공간을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면역적으로 격리가 된 장소라고 해도 자가면역반응이 발생할 수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면역격리장소가 외상에 의해 손상을 받는 경우다.

면역격리장소에 손상이 일어날 경우 면역격리장소에 있는 자가항원이 림프절로 유출되고, 자가항원에 대한 T cell과 B cell이 생겨 자가면역질환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찾아보니 ACAID(Anterior Chamber-Associated Immune Deviation)라는 현상이 발견되어 면역 격리장소라고 여겨졌던 눈 전방에서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이렇게 간단하게 peripheral tolerance를 알아봤고 central tolerance에 대해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갑자기 뜬금없지만 당신은 central tolerance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흉선은 어떻게 다양한 자가항원을 T cell에 제시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우리 몸은 매우 많은 수의 세포로 되어있으니까 각 기관/조직/세포마다 자가 항원이 다를텐데 말이다.

이 이유는 아직 정확하게 모르지만 AIRE(AutoImmune REgulator)가 어느 정도 답을 대주고 있다.

AIRE는 전사인자로, 흉선에서 자가항원을 전사하는 데 도움을 준다.

APECED(Autoimmune PolyEndocrinopathy-Candidiasis-Ectodermal Dystrophy)라는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은 이 AIRE 유전자가 결손되었고,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AIRE를 knockout 시켜보니 유사한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면 자가면역반응으로 어떤 질환이 발생할까?

우선 여러 자가면역질환이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자가면역질환은 발병기전이 알려지지 않아서, 자가면역질환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고 있다. organ-specificsystemic으로

organ-specific은 특정 장기에서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하는 것이고, systemic은 전신적으로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Organ-specific autoimmune disease로는 type I diabetes(1형 당뇨병), psoriasis(건선), Graves diseaseHashimoto's thyroidtis(갑상선염), crohn disease, MG(Myasthenia Gravis, 중증 근무력증)등이 있다.

먼저 type I diabetes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자가면역반응에 의해 파괴되어 걸리는 당뇨병이고,

Graves disease와 Hashimoto's thyroidtis는 갑상샘에 자가면역반응이 일어나 발생하는 병이다.

자가면역반응이 대장에 생겨 만성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면 crohn disease, NMJ(NeuroMuscular Junction)에 자가면역반응이 발생해서 신경전달에 문제가 생기면 MG가 발생한다.

Systemic autoimmune disease로는 RA(Rheumatoid arthus, 류마티스 관절염), SLE(Systemic Lupus Erythematosus, 전신성 홍반성 루프스), pemphigus vulgaris(천포창)등이 있다.

RA는 관절에만 작용하는 거 아님?이라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관절 염증과 함께 피로감과 발열 등 전신적인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SLE는 전신적으로 염증반응이 일어나 피부가 빨갛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병이며 pemphigus vulgaris도 전신적으로 염증반응이 일어나 피부에 점막과 수포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SLE는 검색 위험도가 낮아 검색해도 되는데, pemphigus vulgaris는 검색 위험도가 높아 검색할 시 주의를 요한다.

※주의※

이렇게 자가면역질환을 두 가지로 나눠봤는데, 발병기전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이런 병들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일까?

자가면역질환도 저번에 다뤘었던 과민반응과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다.

과민반응도 IgE/IgG/T cell에 의해서 결국 염증반응이 발생한 것처럼 자가면역질환도 '자가'항원에 의해 과민반응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자가면역질환도 과민반응처럼 항체나 T cell에 의해 발생한다.

또한 자가면역질환은 과민반응처럼 면역반응이 증폭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항원이 '자기 몸'이라는 고유한 특징이 있는데, 이로 인해 자가면역반응이 일어나면 끊임없이 항원이 제시되고 이 항원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자가항원을 인지하는 면역 세포들이 끊임없이 우리 몸을 파괴하고, 파괴할수록 자가항원이 더 발생하여 자가면역반응 자체가 자가면역반응을 촉진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게다가 한번 자가면역반응에 의해 자가항원에 대한 기억세포들이 만들어진다면 그 기억세포에 의해 면역반응이 더 빠르고 강력하게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자가항원을 인지하는 B cell들이 자가항원을 다시 한 번 잡아먹고 세포내이입 과정으로 분해를 시키는데, 이럴 경우 자가항원의 다른 epitope들이 새로 B cell 표면에 제시될 수 있고 이 B cell을 인지하는 CD4 T cell을 활성화시켜 자기항원을 인지하는 B cell의 가짓수가 증가한다.

이렇게 자기항원상의 다른 epitope에 반응하는 림프구들이 증가하는 현상을 antigen spreading이라고 한다. 이 antigen spreading 현상에 의해 자가항원이 낮은 농도로 존재하더라도 여러 림프구들이 자가항원에 반응할 수 있게 된다.

또 peripheral tolerance 중 antigen segregation으로 림프구가 못 들어오게 장벽을 만들어 두었는데 자가면역반응으로 인해 장벽이 파괴되는 것 또한 자가면역반응을 증폭시킬 수 있다.

정리하면

- 우리 몸이니까 자가 항원이 당연히 많고

- 기억세포에 의해 2번째 자가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은 신속하고 강력하며

- 면역세포가 우리 몸을 파괴할수록 자가 항원이 더 많이 나오고

- Antigen spreading으로 자가항원에 반응하는 림프구 숫자도 증가하며

- 면역세포가 immunologically privileged sites를 부숴버리기 때문에

자가면역반응은 증폭이 되고, 만성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 중에서 조금 특이한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는 병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Graves disease와 MG다.

Graves disease는 갑상선에, MG는 시냅스에 자가면역반응이 발생하는 병인데, 이 둘은 모두 자가항원에 반응하는 항체가 수용체에 작용하는 특징이 있다.

위 사진을 보면 TSH(Thyroid Stimulating Hormone)이 결합할 자리인 TSH receptor에 항원이 대신 결합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항원은 antagonist로 작용할 것 같지만 agonist로 작용하여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의 생산이 과다하게 촉진된다.

이렇게 티록신이 많이 생성되면 negative feedback에 의해 TSH의 분비가 줄어들긴 하는데, 이미 항체가 TSH 수용체에 붙어있어 생성되는 티록신의 양은 계속해서 늘어나 hyperthiroidism의 증상이 나타난다.

Hyperthiroidism의 증상으로는 대사가 너무 잘 일어나 체온이 올라가고 체중이 감소하며 심장 박동수도 증가하고 잠도 안오면서 민감해지는 등 들뜬?상태가 된다.

반면 MG는 자가항원에 반응하는 항체가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파괴할뿐만 아니라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신경세포 내로 끌고 들어가버려 수용체 수가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신경전달이 안되어서 근육이 쉽게 피곤해지고 약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자가면역반응은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한 것들이 되려 우리 몸을 공격한다는 점에서 무섭게 느껴지긴 하는데, 적정 수준의 자가면역반응은 T cell이 positive selection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는 것이 약간 모순되게 느껴진다.